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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2 평일에도 줄서는 김진환 제과점
  2. 2010.11.03 거리 자욱한 하얀 김에 군침돌던 겨울 강구항

평일에도 줄서는 김진환 제과점



언젠가 VJ특공대에 '식빵 하나로 대박난 빵집'이라는 식으로 소개된 뒤 가까운 곳에 있어 갔다가 엄청난 줄에 기가 질려 발길을 돌렸던 그곳 '김진환 제과점'이다. 

간판은 제과점인데, 이곳은 식빵 하나만 만드는 빵집이다. 

간판도 허름하고 가게 안도 허름한데, 줄이 없는 날이 없다. 

그리고 오후 1시쯤이면 그날 판매할 빵이 동나 줄을 서도 식빵을 살 수 없는 날도 많다. 

평일엔 괜찮겠지 하고 갔더니 역시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빵이 나올 시간이 다됐다길래 기다렸다가 한 봉지 2500원 하는 식빵을 3개 샀다. 

다른 식빵과는 차원이 달랐다. 어떤 사람이 '마치 닭고기를 먹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아주 적절한 표현이었다. 

식빵 모양은 별 다를 게 없다. 잘라주지도 않고(잘라달라고 하면 잘라주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모두들 그냥 통식빵으로 사갔다) 통째로 봉지에 담아 주는데 손을 뜯으면 정말 닭고기처럼 쭉 찢어진다. 아주 푹식푹신한 느낌에, 촉촉한 느낌까지, 맛난다. 

신촌 '숨어있는 책방' 근처에 있다. 

거리 자욱한 하얀 김에 군침돌던 겨울 강구항

언제가 경북 영덕 강구항에 간 적이 있었다. 
갑자기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강구'항을 찾아 가는 길은 쉽지만은 않았다. 
버스를 몇번씩 갈아타야 됐기 때문에...

하지만 새벽녘 도착한 강구항은 기대했던 그대로, 아니 그 이상 충족시켜주었다. 곳곳에 즐비하게 늘어선 대게요리집들만 아니라면 그야말로 자그마한 항구의 분위기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겨울바다를 보러 일부러 강구항을 찾은 이유는, '대게'를 싼 값에 먹어 보기 위한 욕심도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바다 구경을 하고 맞은 밤.
어느 집에서 대게를 맛볼지 이리저리 헤매다 대게를 찌는 찜통의 연기와 항구의 야경이 비릿한 냄새와 함께 뭔지 모를 야시시한 느낌을 주었다. 

직접 먹어 본 대게는 물론 맛있었지만, 기억에 오랫도록 남은 건 직접 맛 본 대게보다는 대게를 먹으러 찾아 헤매다 본 저 하얀 김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군침 도는 것은 음식을 직접 보는 것보다 음식들이 만들어지는 풍경을 볼 때, 정작 음식을 맛볼 때의 기대감이 더해져 입안에 가득 군침이 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 때 생긴 흰 김이, 콧속을 '콕콕' 강렬하게 자극하는 냄새까지 담아서 자욱하게 퍼진 거리.

그 거리에 섰노라면 누군들 입에 군침 안돌고, 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덕 강구항에 가면 거리에 온통 대게를 파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밤이 되면 가게마다 찜통에 대게를 넣고 '푹~~' 찌느라 김이 온통 자욱하다. 
그 풍경보고 머릿 속에서는 오로지 한가지 생각밖에는 다른 생각의 여유가 없어진다. 

"아~~ 이제 곧 가게에 들어가서 정말 맛있는 대게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겠지"라고.

대게철은 11월부터 시작된다지만 본격적인 대게철은 12월부터 3월까지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지금. 
불현듯 언젠가 찾은, 하얀 김 자욱한 겨울 강구항의 풍경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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